내 인생의 오병이어 

  (2021년 7월 18일, 연중16주일 설교요약- 마르6;30-34, 53-56) 

이 시간 하느님께서 주시는 참 마음, 선한 마음, 감사의 마음이 우리 안에 가득하기를 빕니다. 

오늘은 “내 인생의 오병이어(五餠二魚)”라는 제목으로 함께 말씀을 나눕니다. 오늘 말씀은 오병이어로 굶주린 사람들 5천명 이상을 배부르게 먹게 하신 기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 안에는 기적이 일어나게 할, 기적의 재료, 기적의 씨앗이 있습니다. 내가 잘 모를 뿐입니다. 

오병이어로 오천 명을 먹고도 12광주리나 남았다는 기적의 말씀은 네 개의 복음서에 모두 기록된 유일한 기적입니다. 오늘은 오병이어 기적의 가능성 여부보다 어떻게 기적이 시작되었는지, 기적이 일어난 마음의 자리를 보겠습니다. 모든 식물들이 씨앗에서 나옵니다. 기적도 그러합니다. 기적도 기적의 씨앗에서, 기적의 재료에서 나옵니다. 하느님의 기적도, 기적이 일어나는 마음의 자리가 있습니다. 기적은 어디서 갑자기 나오는 것이 아니라 ‘기적의 씨앗, 기적이 일어나는 마음의 자리’에서 나온다는 것이지요.

기적의 씨앗은 측은히 여기는 마음, 사랑의 마음, 긍정의 마음입니다. 예수께서는 목자 없는 양들과 같은 그들을 보시고 측은히 여기셨다고 성경은 말씀합니다. 바로 이 마음입니다. 측은히 여긴다는 헬라어의 본래 의미는 내장의 내부 깊은 곳으로부터 아픔을 절절히 느낀다는 의미입니다. 쉽게 말해 가엽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입니다. 나와 연결하여 보는 마음, 아파하는 마음, 도우려는 마음, 나누려는 마음입니다. ‘내 마음 그 마음, 그 마음 내 마음’입니다. 사랑의 마음입니다. 이게 하늘마음입니다. 이런 마음의 자리에 기적이 일어납니다. 예수께서 지니셨던 측은지심, 사랑의 마음을 갖기 바랍니다. 

기적의 씨앗, 기적의 재료는 ‘주님 앞에 내 놓은 나의 그 무엇’입니다. 예수께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외딴 곳에서 저녁을 맞이하게 되었는데, 먹을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자 예수께서 매우 중요한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 You give them something to eat. ” 지금 가지고 있는 빵이 얼마나 되느냐? 너희가,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물으십니다. 주님 앞에 가져온 적고 적은 빵 5개와 물고기 2마리가 5천명을 먹고도 남게 하는 기적의 재료가 되었습니다. 아무리 적은 것이라도 주님의 손에 올라가면 나를 살리고 세상을 풍성하게 하는 기적의 재료가 됩니다. 

우리 안에는, 우리 모두에게는, 어두운 세상을 밝힐, 냉랭한 세상을 녹이고 딱딱한 세상을 부드럽게 할 , 폭력의 세상을 평화롭게 할 기적의 씨앗, 기적의 재료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서울 용산역에서 노숙자들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 하느님께 외쳤다지요. “하느님! 왜 세상이 이렇게 불공평한가요? 세상이 왜 이런가요? 왜 저렇게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보고 가만히 계십니까? 왜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나요?” 그때 마음속에 이런 하느님의 음성이 들렸다고 합니다. “아들아! 내가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그럼 내가 심심해서 너를 세상에 내 보낸 줄 아느냐? 네가 바로 나의 대책이다.” 그는 그 때부터 께달음을 얻고 노숙인과 어려운 사람들을 섬기는 봉사자로 나섰다고 합니다. 

마더 데레사는 말합니다. “사람들이 기아로 죽어가는 것은 하느님이 그들을 돌보시지 않아서가 아니라 바로 당신과 내가 너그럽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주님의 사랑을 나누어 주는 도구가 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톨스토이는 “모든 재물은 똥오줌과 같아서, 그것이 쌓여 있을 때에는 냄새를 피우지만, 땅에 골고루 뿌려졌을 때에는 땅을 기름지게 한다”고 말합니다. 

말씀을 마칩니다. 

마르틴 루터 킹은 나에게는 꿈이 있다 했고, 이순신은 신에게 12척이 있다 했는데, 저는 이 시간 우리에게는 기적의 씨앗, 기적의 재료가 있다고 말씀드립니다. 우리 안에는 고난과 실패 가운데, 절망과 상처 가운데 다시 일어설 기적의 씨앗이 있습니다. 두려움과 상처와 부정적인 사고를 깨고 나올 기적의 씨앗이 있습니다. 여러분의 아픔이, 눈물이, 상처와 실패의 경험이 여러분의 너그러운 용서가 기적의 씨앗입니다. 여러분의 비전이, 여러분의 믿음이, 여러분의 기도와 섬김이, 세상의 정의와 평화를 위한 여러분의 실천이 주님 손 위에 올려져 기적을 일으킬 내 인생의 오병이어입니다. 아멘.